먹는 링거 ‘옥타미녹스’ 주학 대표 “박카스 넘어 레드불처럼 키울 것”

링거를 주사로 맞지 않고 식품으로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괴짜’ 보건학자 겸 사업가는 2000년대 초 태릉선수촌 근처에서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에 링거 주사를 맞으러 온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링거를 식품으로 먹으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 아무 곳에서, 아무 때나 먹으면 되니까 무척 편리할 것이다.’
평소 그는 ‘문제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는 ‘먹는 링거’를 구상했고 10년 넘은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2013년 작품을 내놨다. 요즘 골프, 야구, 사격, 사이클 등 여러 종목 최고 선수들이 먹고 있는 ‘옥타미녹스(Octaminox)’다.

옥타미녹스 주학 대표는 최근 서울 중랑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불편한 것, 문제 있는 걸 사람들은 싫어하지만 나는 좋아한다”며 “그걸 해결하면 큰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옥타미녹스는 전환된 사고에서 나온 ‘히트 제품’이다.

-옥타미녹스를 개발한 계기는 무엇인가.

“아버지(주장복씨)가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주치의셨다. 지금도 태능제일의원 원장으로 진료하신다. 2000년 초기에는 선수촌 근처에 병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선수들은 우리 병원으로 링거를 맞으러 왔다. 병원까지 와서 몇 시간 동안 누워 링거를 맞는 걸 보면서 링거를 먹게 만들면 많은 게 편리하리라 생각했다. 당시 나는 대학교 겸임교수를 하면서 바이오 벤처도 운영했다. 혈류개선을 통해 피로를 줄이고 건강을 회복하는 제품을 만들어 재미를 봤다. 뭔가 또 다른 걸 만들고 싶었다.”

-개발 과정에서 아버지의 도움이 컸을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의사 또는 교수가 되기 원하셨지만 나는 학자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나는 보건학 박사, 아버지는 의학 박사다. 먹는 링거를 만드는 데 아버지 도움이 컸다. 아미노산은 15분에서 30분이면 체내 흡수가 끝난다. 아미노산은 주사로 맞을 때와 음식으로 먹을 때 흡수율에서 큰 차이가 없다.”

-옥타미녹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지구력 증강에 큰 효과가 있는 옥타코사놀(Octacosanol)과 아미노산(Amino acid)을 합한(miXed) 이름이다. 옥타코사놀은 철새가 3000㎞ 이상을 한 번에 비행할 때 에너지가 되는 포도당 저장 용량을 크게 만드는 성분이다. 옥타미녹스 로고는 배터리와 링거 합한 모양이다. 아무 때나 자신이 필요할 때 먹으면 된다. 그래서 ‘나만의 페이스메이커’로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제품을 소개해달라.

“아미노산은 종류가 많고 기능이 다르다. 우리도 같은 아미노산이지만 성격이 다른 3가지 제품을 내놨다. 모두 가루형태다. 핏방울이 그려진 빨간색 제품은 체력을 강화시키는 일반 아미노산을 지구력까지 끌어올리도록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번개 모양이 그려진 푸른색은 어웨이크(Awake)로 명명됐다. 신속한 워밍업을 돕고 집중력을 강화시킨다. 달과 별이 그려진 보라색은 캄(Calm)으로 이름지었다. 근육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도 감소시켜 잠을 잘 자고 개운하게 깨는 데 도움이 된다.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부작용이 없어 누구나 먹어도 된다.”

-지금 복용하고 있는 선수들은 누군가.

“과거에는 골프 선수들이 주로 먹었고 지금은 사격, 사이클, 유도, 세팍타크로, 육상, 수영, 펜싱 등 다양한 종목에서 최고 엘리트 선수들도 먹는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4관왕 나아름도 복용하고 있다. 나아름이 얼마 전 문자로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보내와 너무 뿌듯했다. 현재 국내 남녀 프로투어골퍼들은 80% 이상 먹고 있다. 올해 후반기부터는 한화, 두산, LG, KIA, 넥센, KT, 롯데 등 프로야구 선수들도 복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도핑 문제는 없다.”

-많은 종목 선수들에게 브랜드를 단기간에 알린 비결은 무엇인가.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에게는 무상으로 줬다. 효과가 있었다. 선수들 사이 입소문을 탔고 먹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먹어보고 싶다고 먼저 제품을 달라고 요청해온다. 매달 정상급 엘리트 선수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제품이 1억원 어치는 된다.”

-한 달에 1억원 어치면 큰 규모다.

“내년에는 골퍼 숫자는 좀 줄이고 다른 종목 선수 수는 늘릴 방침이다. 무상으로 옥타미녹스를 먹는 프로골퍼들 숫자는 현재 대비 60% 선으로 낮출 것이다. 모든 종목에서 조금 더 고급스럽게 포지션할 생각이다.”

-골퍼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골퍼들은 하루에 6㎞ 안팎을 걷는다. 프로 골퍼가 한 개 대회를 치르면 30㎞ 안팎을 걷는 셈이다. 운동 강도는 낮지만 오랜 집중력이 필요하다. 피곤하고 지칠 때 샷을 대충 치면 타수를 잃는다. 그 때도 체력과 집중력이 유지된다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골프는 아무래도 상류층이 주로 치기 때문에 판매 속도는 다소 느려도 실적은 견고하다.”

-매출은 어떤가.

“올해 국내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우리 직원은 모두 6명인데 마케팅, 디자인 인력은 있지만 영업조직은 없다. 입소문을 타고 제품이 잘 나가기 때문이다. 수출도 협의하고 있다. 중국, 말레이시아, 파키스탄에서 관심을 보인다. 그래도 우선 국내시장에 집중한다. 시작을 탄탄하게 하면서 필요한 사람을 만족시키면 된다. 약국, 병원, 면세점 등 오프라인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가 중심이다. 오프라인은 무조건 현금을 먼저 받고 제품을 공급한다.”

-옥타미녹스 사업을 시작할 때는 힘들었겠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지하 100층에 있었다. 그래도 나는 꿈은 꾼대로 이뤄진다고 믿고 열정으로 버텼다.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 지상으로 올라왔고 지금은 지상 10층 정도에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단체 팀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1대1 마케팅이다. 한명씩 공략했고 그들이 우리의 키맨이 됐다. 한명에게 팔면 4500만분의 1이 되고 한명에게 더 팔면 2500만분의 1이 된다. 하나를 팔 때마다 우리가 성공할 가능성은 큰 폭으로 뛴다.”

-지금은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간 것 같다.

“비즈니스는 팝콘을 튀기는 것과 똑같다. 불이 세면 타고 약하면 안 튀겨진다. 적당한 온도로 은근히 달구면서 기름도 적정한 시기에 부어야한다. 모든 준비를 차분히 하면서 때가 되면 첫 번째 팝콘이 튀겨진다. 그러면 다른 팝콘도 잇따라서 튀겨진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식으로 말이다. 우리는 일단 첫 팝콘은 튀겼다.”

-자신만의 경영방침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좌우명이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우직하게 하면 사업은 언젠가는 된다. 다음은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는 금강반야경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머물 곳을 없게 해 마음을 일으키라는 뜻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냥 한다는 의미다. 나는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면 바로 OK하고 계산하지 않는다. 일단 결정하면 뭔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오랜 시간이 걸려도 이익이 반드시 돌아온다.”

-사업하는데 크게 조언을 받고 있는 분이 계신 걸로 안다.

“계신데 밝히지 않겠다. 본인도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분은 나에게 돈을 보고 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 남이 기뻐할 일을 하라고 하셨다. 그 의미를 나중에 깨달았다. 진짜 좋은 돈은 먼 길을 돌아서 온다. 빨리 가려고 하지 않아야 그 돈이 나중에 내 돈이 된다. 한 때 내가 그분에게 선수들에게 매달 많은 제품을 무상으로 보내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 때 그 분은 ‘씨앗은 언제 뿌리지? 봄이지. 사업에서도 누군가 원할 때, 그 때가 봄이야’라고 하셨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을 중시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나는 다양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는 걸 좋아한다. 여러 방면에서 사람들이 모이면 그들끼리 또 다른 걸 함께 한다. 오래오래, 모두 함께 하는 게 행복하지 않은가. 우리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많은 걸 나누면서 함께 행복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포털사이트보다는 SNS, 유튜브 마케팅을 주로 한다. 요즘 사람들은 연출되지 않은, 날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출시할 제품은 어떤 것인가.

“옥타미녹스와 홍삼정을 합한 제품이다. 단기적인 에너지원인 옥타미녹스와 장기적으로 몸에 좋은 홍삼을 합해 알약 형태로 만든다. 여기에 음료까지 나오면 제품이 모든 라인에서 완성된다.”

-옥타미녹스를 궁극적으로 어떤 브랜드로 키우고 싶나.

“국내에서는 박카스 같은 제품이 되는 것이다. 피로회복제 하면 박카스라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 않나. 세계적으로는 레드불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는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 주학 대표는?

옥타미녹스 주학 대표(50)는 서울 출신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청량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인제대학에서 대학원을 거쳐 보건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도 밟았다. 종교도 불교다. 신흥대학교(현 신한대학교), 초당대학교에서 보건행정학, 병원 마케팅을 강의했다. 2000년 ‘오렌지내츄럴’이라는 바이오 벤처를 설립했고 2011년 옥타미녹스를 창립해 지금까지 대표이사로 있다. 골프는 10세 때부터 아버지 권유로 쳤다. 구력이 41년이나 되며 핸디 5. 최저타 67타로 엄청난 실력파다. 주학 대표는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선수를 하든, 사업을 하든, 골프는 무조건 도움이 된다며 억지로 시켰다”며 “지금 생각하면 골프, 보건학, 의학을 합한 옥타미녹스 사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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