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포기했다 7년뒤 다시 치니 언더파… 비결은 ‘즐겁게’”

주학 ㈜옥타미녹스 대표

주학(49) ㈜옥타미녹스 대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들이 애용하는 ‘먹는 링거’ 옥타미녹스를 개발한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성현을 비롯해 노승열, 고진영, 최진호, 안신애, 양수진 등 KLPGA투어 80%, KPGA투어 60%가 주 대표 제품의 고객이다. 또 양궁, 유도 등 국가대표 선수들 상당수도 소문을 듣고 이 제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대표를 지난 2일 서울 중랑구 중화동 태능제일병의원 빌딩 내 본사에서 만났다. 주 대표의 골프 구력은 40년.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78년 의사이던 부친의 권유로 골프를 배웠다. 늦게 골프에 입문했던 부친은 실력이 늘지 못한 게 한이 됐던지 아들에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골프를 배우라”고 당부했다.

심장내과 전문의 주장복(77) 태능제일의원 원장이 주 대표의 부친이다. 국군통합병원 내과 과장으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주치의를 맡았고 1975년 예편한 뒤 이곳에 병원을 개업해 40년 이상 뿌리를 내리고 있다.

부친은 전역 후 집 근처 태릉골프장에서 새벽 라운드 18홀을 돌고 병원으로 출근했을 만큼 열성적이었고, 아들을 적극 후원했다.

주 대표는 주니어대회에 출전했지만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다. 70대 스코어를 남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잘해야 80대 스코어였다. 스스로 골프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하곤 고교에 진학하면서 골프채를 손에서 놓고 대학 진학을 준비했다. 주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8년 동안 신흥대와 백제약품 재단의 초당대에서 전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건강식품에 ‘꽂혀’ 2007년 체력을 급속히 충전할 수 있고 복용하기 편하게 아미노산 링거와 비타민 주사를 아이디어로 먹는 링거를 개발했다.

옥타미녹스는 아미노산과 옥타코사놀, 비타민B2 등이 함유된 피로해소제다. 옥타미녹스 2포로 아미노산 링거 100㎖ 함량을 섭취할 수 있다. 옥타미녹스는 스트레스에서 오는 만성피로, 숙취, 운동한 뒤의 피로감을 줄이며 임산부까지 폭넓게 복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체력이 약해지거나 피곤하면 기력 회복을 위해 링거를 투여받는다. 하지만 불편하다. 링거 투여는 의사, 전문가의 손이 필요하다. 그래서 좀 더 쉬운 방법을 고민한 끝에 커피믹스처럼 물에 타서 먹거나 간편하게 입에 털어 넣어 먹는 것을 개발했다.

고교 진학 후 골프를 중단했던 주 대표는 7년 만에 골프장에 다시 나갔는데 90타를 훌쩍 넘겼다. 그런데 두 번째 라운드에서 80대, 그리고 세 번째 라운드에서 70대 스코어에 진입했다. 마지못해 스윙했던 과거와는 달리 골프의 재미를 느꼈다. 주 대표는 “어린 시절에도 요즘처럼 골프를 재미있게 즐겼다면 프로가 되는 등 성공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골프는 ‘즐겁게’가 정답”이라고 설명했다.

주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5언더파 67타. 30대이던 2001년 69타를 남긴 뒤 1주일도 지나지 않아 경기 포천 아도니스골프장 블루티에서 67타를 챙겼다. 이후에도 블루티에서만 서너 차례 4언더파를 남겼다. 실력파로 소문나면서 프로들과 자주 어울리게 됐다. 주 대표는 언더파를 챙기면서 프로를 이길 때도 있었고, 70대 초반으로 ‘밥값’을 잃기도 했단다.

골프에 갓 입문한 친구 2명이 주 대표에게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매달렸다. 주 대표는 친구들에게 두 가지 조건만 채운다면 1년 이내에 싱글로 이끌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포천 아도니스골프장 회원이었던 주 대표는 친구 두 명에게 아도니스골프장 주중 회원권을 구입하고, 1주일에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는 반드시 첫 팀으로 라운드하라고 주문했다. 주 대표가 요구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 친구들은 8개월, 10개월 만에 ‘싱글 핸디캐퍼’가 됐다. 주 대표는 친구들 지도와 자기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했다.

주 대표는 홀인원은 딱 한 차례 경험했다. 2000년 경기 남양주 비전힐스골프장 4번 홀(파3·130m)에서 8번 아이언으로 짜릿함을 느꼈다. 드라이버로 260m를 보내는 장타 덕에 이글은 100여 차례가 넘고 버디는 5개 홀 연속, 한 라운드 9개까지 작성한 적도 있다. 요즘에도 주 대표는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79타 이하를 남긴다.

과음과 골프는 상극. 몇 해 전, 일 때문에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곧바로 골프장에 가 새벽 라운드를 한 적이 있는데 ‘대망신’을 당했다. 첫 홀부터 난사였다. 샷은 망가졌고 리듬을 잃었다. 후유증은 꽤 컸다. 3개월이나 슬럼프에서 허덕였기 때문이다. 한때 입스도 찾아와 회복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주 대표의 목표는 레드불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 불과 3년 만에 연간 1000만 포를 생산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기에 꿈을 현실로 가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주 대표는 “골프에서의 집중력은 체력에서 나온다”며 “골프를 잘하기 위해선 체력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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