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서울부터 제주까지, 도시에서 앞으로 없어지는 ‘이것’!
◇가을만 되면 찾아오는 이것 도시에서 나무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인도를 따라 줄지어 심어진 가로수 덕분입니다. 그런데 가을만 되면 이 가로수로 인해 괴로운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은행나무’의 열매 ‘은행’ 때문인데요.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는 암나무, 꽃가루를 날리는 수나무로 나뉩니다. 가로수를 심을 때는 되도록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를 위주로 심게 됩니다. 그런데 상당히 최근까지 은행나무의 암수를 구분하는 방법은 그리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열리는 꽃, 그리고 가지의 자란 모양을 보고 눈으로 구분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이런 이유로 현재 도로변에 심어진 은행나무 중에는 암나무의 수도 상당한 편입니다. 그래서 가을 길거리에서 강렬한 은행 냄새를 맡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은행열매 향은 사람에 따라 불쾌함을 느낄 정도로 독합니다.
이 냄새를 맡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다른 나무를 심으면 안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말입니다. |
◇가로수의 조건 여기에는 가로수가 되기 위한 조건이 크게 작용합니다. 은행나무는 특히나 가로수로서의 요건을 훌륭하게 충족합니다. 은행열매의 독한 열매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무로 대체하기 힘들 정도로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은행나무는 크고 높게 자랍니다.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잘 적응해 키우기도 쉽습니다. 도시에 심는 가로수인 만큼, 생명력이 굉장히 강해 공해에 내성이 높습니다.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은행나무가 줄기와 잎에서 내는 향은 곤충을 쫓아 벌레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나무로 잘 알려진 플라타너스가 여름에 툭 치면 종류별로 벌레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공해에 내성이 높은 만큼 도시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정화하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 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은행열매 냄새에도 은행나무는 가로수로 꾸준히 심어지고 있는데요.
물론 아무리 장점이 있어도 악취는 악취, 은행 냄새를 참기 힘들어하는 분에게 희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산림청이 개발한 ‘은행나무 DNA 성감별 분석 기술’이 그것입니다. |
◇이제 길거리에서 은행열매가 사라진다? ‘은행나무 DNA 성감별 분석 기술’은 이름처럼 은행나무의 DNA를 통해 수나무에만 있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산림청은 해당 기술을 2011년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이 기술로 산림청은 1120여 그루의 나무를 ‘수나무’로만 심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10월부터 서울 강동구, 대전 동구를 포함한 도시에서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거나 새로 심었다고 합니다. 다른 도시의 가로수도 교체되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제 가을 길거리에서 ‘은행열매’ 냄새를 맡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는 날이 곧 올 것 같습니다
[ 2015-11-17 옥타미녹스 건강꿀팁 nutrinic@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