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홍삼-낙지… KLPGAㆍLPGA 투어 한국 골퍼들이 즐겨먹는 보양식은?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전국 곳곳에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남녀골프는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골프는 폭우 등 악천후로 인한 경기 중단이나 취소가 있지만, 폭염에 따른 경기 취소는 없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한 관계자는 “대회장엔 의무팀이 항상 대기 중이다. 경기위원장이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할 것이지만, 일정 온도 이상의 폭염이 있을 때 경기가 중단된다는 식의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한 여름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은 경기 중 홀 이동 때 얼음물, 바나나, 사과, 방울토마토, 샌드위치, 김밥, 피로회복제 옥타미녹스 등을 챙겨 먹으며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한다. 혹서기 휴식기인 요즘 같은 땐 선호하는 보양식을 즐겨먹으며 전반기에 소진된 체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곤 한다.

◇이보미ㆍ김하늘 등 JLPGA 선수들은 ‘장어파’

장어는 한국 골프 선수들에게 인기 있는 보양식이다.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A 함량이 높다. 일본에선 ‘우나기(うなぎ)’라고 불리며 스태미나의 원천으로 평가 받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이 특히 즐겨먹는 음식이다. JLPGA 상금왕 출신인 이보미(30ㆍ노부타그룹)는 국내 투어 데뷔 초창기 때부터 민물장어즙을 먹으며 체력을 관리해왔다. 과거 그는 외삼촌이 보내준 장어즙 팩을 즐겨 먹으며 원기를 회복했다.

한일 투어를 병행 중인 안신애(28ㆍ필즈) 역시 “식단은 단백질 음식 위주로 짠다. 대회 중엔 그 지역 맛집을 찾아가곤 하는 데 장어구이를 자주 먹는 편”이라고 밝혔다. 김하늘(30ㆍ하이트진로)은 “장어를 좋아해 시즌 때는 주 1회 먹을 때도 많다”고 했으며 신지애(30)는 2016년 여자골프 4개 투어 대항전 더 퀸즈 presented by 코와 대회 후 한국 선수들과 장어덮밥(히쓰마부시)을 먹었다고 자랑했을 만큼 장어 마니아다. 올 시즌 KLPGA 전반기에서 1승을 올린 베테랑 홍란(32ㆍ삼천리)이 즐겨 먹는 보양식도 장어다.

◇유소연은 낙지, 김효주는 홍삼 사랑

낙지파와 홍삼파도 있다. 낙지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지난 1814년 정약전이 저술한 ‘자산어보(玆山魚譜)’엔 “허약한 소에게 낙지를 먹였더니 벌떡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유소연(28ㆍ메디힐)은 생선류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낙지를 가장 즐겨 먹는다. 그는 어린 시절 한의원에서 체질 검사를 받은 후부터 생선 위주의 식단을 꾸리고 있으며 낙지 등을 원기 회복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남자프로골프(JGTO) 투어의 김형성(38)은 낙지 애호가다. 과거 국내 투어에서 뛸 당시 그가 산낙지를 먹고 우승했다는 일화는 골프계에서 유명하다. 홍삼도 피로회복, 면역력 증진,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에 도움이 돼 선수들이 자주 찾는 보양식이다. KLPGA 투어의 김지현(27ㆍ한화큐셀)은 경기 도중에도 홍삼액을 마신다. 박인비(30ㆍKB금융)와 김효주(23ㆍ롯데) 등도 체력이 떨어질 때면 홍삼을 먹으며 힘을 내왔다.

◇장하나ㆍ허인회는 대표적인 ‘육류파’

소고기, 돼지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는 평범한 보양식에 속한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의 박은신(28)은 유난히 고기를 좋아한다. 그는 2015년 상무 골프단 소속일 때도 부대에서 제공되는 고기를 빠짐없이 먹었다. 대회장에서 만난 KLPGA 정상급 스타 장하나(26ㆍBC카드)는 “고기를 좋아해 어머니께서 삼시세끼 육류 반찬을 챙겨주신다. 고기는 소, 돼지 가리지 않지만 돼지고기를 조금 더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장수연(24ㆍ롯데)도 “평소 고기를 좋아한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 고기를 먹는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 투어의 홍순상(37)과 허인회(31ㆍ스릭슨) 역시 육류파다. 이들은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쇠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을 닥치는 대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골프 관계자는 “골프 선수들은 대개 일주일에 하루도 온전히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KLPGA의 경우 대회 수가 많아 대회가 끝난 다음날(월요일)이 유일한 휴식일이 될 수 있지만, 그날 조차 오후 2~3시간씩 연습하는 선수들이 있다”며 “이런 무더위엔 체력 관리가 더 필수적이다. 골프뿐 아니라 모든 종목이 그렇겠지만, 운동 선수에게 먹는 부분은 컨디션 관리의 절반 이상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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