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헐크의 귀환, 화려함와 실리 사이에서 중심을 잡다
▲김봉섭 프로와 이형준 프로(오른쪽 사진 좌측)[사진출처=김봉섭 프로 sns]
KPGA에서 가장 몸이 좋은 프로는 누구일까? 이 질문이 나온다면 당연 빠지지 않고 언급될 골퍼가 있다. 바로 김봉섭 프로다. 309야드 평균 드라이버 샷으로 역대 최장거리 장타왕에 올랐던 2012년 당시엔 김봉섭 프로의 몸이 골프 선수로선 반칙 같다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나올 정도였다. 좋은 체격 조건과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김봉섭 프로에게 ‘헐크’라는 별명을 안겨주었다.
장타왕답게 김봉섭 프로의 드라이브 샷은 보는 사람에게 폭발적인 힘을 느끼게 했다. 골프라는 종목에 있어서 ‘장타’는 그야말로 로망이다. 골프 경기에서 ‘장타’만큼 카타르시스와 화려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드물다. ‘장타왕’ 김봉섭 프로의 플레이 또한 매우 화려했음은 두말할 것이 없다.
이렇게 ‘장타’는 골퍼에게 있어 화려하고 강력한 무기지만, 장타가 무조건 우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장타의 딜레마와 2013년의 부진은 김봉섭 프로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2014년 중반에 접어들며 김봉섭 프로의 변화는 눈에 띄게 다가왔다. 다소 지나쳤던 근육량을 줄여 몸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 당시 스트롱 그립으로 바뀌어가던 프로들과는 반대로, 김봉섭 프로는 위크 그립을 택했다. 장타보단 퍼터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의 집중했다.
변화의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2014년 열린 매일유업오픈에서우승 경쟁을 펼치다 4위에 올랐고, 같은 해 신한동해오픈에선 문경준 프로와 함께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본래 장점이던 비거리도 잃지 않았다. 2014년 김봉섭 프로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96.78야드를 기록한 허인회 프로, 289.44야드를 기록한 김민수 프로에 이어 289.1 야드로 3위를 기록했다.
이대로 기세를 이어갈 듯했으나, 2015년 시즌 시작 직전 시련이 찾아왔다. 과도한 훈련으로 몸을 혹사한 결과 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한참 물오른 실력을 보여주던 김봉섭 프로는 고민 끝에 출전을 강행했으나, 결과는 좋지 못 했다. 시즌 도중 김봉섭 프로는 입원을 해야 했다. 입원한 일주일 동안 살이 무섭게 빠져 7kg이 줄었다.
김봉섭 프로가 부활을 고한 것은 작년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이다. 다시 한 번 320야드의 장타를 날리며 신장 이상에도 불구하고 그해 김봉섭 프로는 시드를 유지했다.
2014년 함께 준우승을 거뒀던 문경준 프로가 작년 GS칼텍스 오픈에서 우승을 거뒀다. 두 프로가 당시 나눴던 이야기처럼 올해는 김봉섭 프로가 우승할 차례가 아닐까? 2014년 보여주었던 실력이라면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KPGA 첫 정규투어는 다가오는 4월 21일부터 시작한다. 제 12회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호쾌한 장타와 섬세한 퍼팅이 공존하는 김봉섭 프로의 플레이를 주목해보자.
[ 2016-03-23 16:17 help@octaminox.com ] |